<모순>, 양귀자 | 인생 전반을 관통하는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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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이 모순적이길래

책 제목부터 <모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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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인공의 이름부터 모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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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진(眞) 자를 써, 원래는 외자 이름이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하러 간 아버지의 변덕으로

진진이 된다.

진 한 번은 너무 무거우니.

진진, 두 번으로

이런 터무니없이 모순적인 이유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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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진진의 성은 안이다.

정말 참되다는 '진진' 앞에 '안'이 붙어

전면 부정되어 안 진진이 주인공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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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순적이게도 안 진진하지 않은 안진진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라고 외치며 인생의 사활을 걸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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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을 방관하고 있다고 느낀 안진진.

인생의 부피를 키우기 위해선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자신에게 온

두 남자 중 한 명과 결혼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더 이상 삶을 냉소하지 않고

인생의 방향키를 꽉 쥔 안진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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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며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생의 외침, p.20

 

 

 

이모지로 요약한 <모순>

 

안진진의 삶은 크게 두 인물 사이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로 쌍둥이 자매인 엄마와 이모.

두 번째로는 결혼 후보인 김장우와 나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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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인물 사이

 

1️⃣👭 쌍둥이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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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진의 어머니는 쌍둥이 자매다.

똑 닮은 자매였지만 결혼을 갈림길로

서로 정반대의 삶을 살게 된다.

가난하게 살며 억척스러워진 어머니와

부유한 남편을 만나 우아하게 사는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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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진에게 이모는 모순적이게도

어머니보다 애착이 깊다.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 ···.

참을 수 없는, 너무나 참을 수 없는, p.213

 

 

 

2️⃣🧑🧑두 남자

안진진의 두 썸남(?)

먼저, 나영규는 확신의 MBTI J다.

영화는 6시 40분 시작입니다. 표는 어제 구해 놨지요.

때문에 저녁식사는 9시입니다.

종로에 아주 맛있게 하는 집을 알고 있으니 그건 걱정 마시구요.

 

그는 항상 데이트를 철저하게 준비하지만

조금 숨 막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앞에서는 집안 사정까지 털어놓을 만큼

솔직해지며 꾸밈없는 모습이 되는 안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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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반해 김장우는 누가 봐도 MBTI P다.

뭐 먹을까? 안진진 좋은 대로 먹지 뭘.

 

자유로운 영혼의 김장우.

그에게는 좋은 모습의 꾸며낸 안진진만 보여주고 싶지만

점점 커져가는 감정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안진진은 결혼 후보 레이스에서

그가 우승하길 내심 바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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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대보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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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진은 아버지와 관계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아버지는 가정폭력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성격파탄자에, 술꾼이지만.

안진진은 아버지에게 서사를 부여하며 특별한 성격파탄자라고 생각한다.

안진진. 우린 지금 비밀을 나눈 거야.
너 반쪽, 나 반쪽.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네 것과 내 것을 서로 맞춰 봐야 하니까 잘 간직해야 돼.
두 개가 딱 맞아야 우리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어.

슬픈 일몰의 아버지, p.79

 

집에 붙어있을 날이 없는 아버지.

어머니의 돈을 훔치며 딸과 비밀을 나누며 하는 말이다.

언젠가 손을 맞대보면 꼭 맞을 거라는 얘기를 믿는 안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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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이 여성 서사적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범 미화라는 비판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

분명히 가정폭력범 미화를 하고자 했으면 비판받아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아버지를 믿는 안진진의 시선으로 보아

이상하게도 더 아버지의 행동이 변명 같고 어처구니 없이 느껴졌다.

오물을 그럴싸한 포장지로 가려봐야 악취는 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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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일관하던 안진진이

이런 부분에선 동정심에 젖어있는 것이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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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김장우에게서도 느끼는 안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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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그런 김장우의 얼굴에서 문득 아버지의 얼굴을 읽어 냈다.
너무 특별한 사랑은 위험한 법이었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다른 길로 달아나 버린 아버지처럼.
김장우에게도 알지 못하는 생의 다른 길이 운명적으로 예비되어 있을지 몰랐다.
지금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알아도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사랑조차도 넘쳐 버리면 차라리 모자라는 것보다 못한 일인 것을.

씁쓸하고도 달콤한, p.255

 

과연 삶을 똑바로 항해해 나가기로 결심한

안진진은 무슨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창과 방패(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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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관통하는 법칙

인생은 논리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직접 부딪히고 실수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삶이다.

살아 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나는 그 모순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모순, p.268

읽으면서 생각해 볼 포인트!

 

1️⃣과연 안진진의 선택은?

2️⃣책에 제시되는 모순을 짚어보며 천천히 읽기

3️⃣누구의 관점에 더 이입되는지 생각해 보기

4️⃣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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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에게 추천!

- 인생을 흘러가는 대로만 살다가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 분

- 남편 추리물 보고 싶은 분

🤔oO(그래서 누구랑 결혼하는데?!)

- 양귀자 작가님이 맛있게 오래 공들인 책을 읽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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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어볼 만한 작품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한 번이라도 내 최애를 납치해서 나만을 위한 공연을 시켜보고 싶다는 욕망을 가져본 팬이라면,

양귀자 작가의 다른 대표작을 읽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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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왠지 안진진의 담백하고 덤덤한 성격과 사색들이 주인공을 떠오르게 한다.

<모순>과 같이 20세기의 향기가 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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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물성

-책 표지 디자인 제목의 자음과 모음으로 제목의 느낌을 표현해서 독특했음

-옛날 책이라 그런지 앞 날개 부분에 작가 소개가 너무 장황하지만

뒷날개의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출판사의 다른 작품은 실용적임.

- 목차 부분과 그 장의 핵심 문장을 같이 배치해서 예고하는 것이 맘에 들었음.

무슨 내용일지 예상해 보고 그 단락이 나오면 반가워하며

문맥을 통해서 확실히 이해하는 재미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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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안진진은 떠나보내기 싫었다.

자신의 이름을 전면 부정하며 참된 삶을 살고자 한 안진진의 무게감이 좋았다.

냉소적인 성격의 안진진은 어디선가 숨 쉬고 있을 것 같다.

안진진 덕분에 나와 정반대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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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더 이상 흘려보내지 않기로 결심하며

물살을 가르며 노를 젓기로 하는 안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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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받아들이고 흘러가는 대로만

살아온 나의 지난 과거를 반성해 보게 되었다.

필연으로 치부하며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기 일쑤였던 나의 삶의 양감이 얄팍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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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내 인생의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

투쟁하고 부딪힐 용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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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퀴어 퍼레이드가 열렸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하기 위해

사회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게 드러내고 투쟁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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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부분을 떠나서

'나'로 온전히 존립하기 위해서 힘쓰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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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과연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위해

고군분투할 용기가 있을까 고민해 보게 되는 책이었다.

새삼스러운 강조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해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사전적 정의에 만족하지 말고 그 반대어도 함께 들여다볼 일이다.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
마찬가지다.
풍요의 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있고,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풍요가 숨어있다.
하나의 표제어에 덧붙여지는 반대어는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의 이름에 다름 아닌 것이다.

작가노트,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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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양귀자 쌤 근황

어머니의 손맛을 닮아서 식당 차렸다가 폐업했다는 소식(더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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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모순을 출간한 출판사가 남편분이 하는 '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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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출판사의 <모순>개정판의 경우 2쇄마다 표지색이 바뀌어 희소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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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인터뷰도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입소문만으로 21년 베스트셀러!

시간을 초월하여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결혼 적령기의 여성의 공감을 얻었다고 하지만

그건 결혼율이 낮아진 공시적 맥락으로는 틀렸다고 본다.

오히려 여성 서사 작품이 인기인 추세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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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바람으로 다시 작품 활동을 이어가

많은 여성 독자들의 롤 모델이 되어주셨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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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모순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대비할 방법을 탐구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수하고 부딪히며 탐구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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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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